매복사랑니 발치 후 상악동천공 - 부비동염 극복기 (ft.치아교정)
사랑니 발치 후 부비동염 극복기
안녕하세요. 빌하임입니다. 이번 글은 매복사랑니 발치 후 발생 한 부비동염을 다룹니다.
시작전에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의사가 발생할 확률은 10%라고 말했는데, 100%로 확률로 나타난 것은 무엇일까요?
또 한달 내에 100% 완치된다고 했는데 반년이 지난 지금도 치료가 안 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저의 상악동 천공과 부비동염입니다!
매복사랑니 발치의 서스펜스, 무시무시한 해골,
의사들을 찾아 떠난 험난한 여정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매복 사랑니 발치 - 잇몸으로 숨을 쉬게 되었어요.
저는 어렸을때 드라큐라라고 놀림받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교정치과를 찾았습니다. 상담 중 의사쌤은 책상 앞에 놓인 치아모형을 연신 딱딱 짚으며 자신 있게 교정을 권했죠.
그냥 유명한 A 치과라고 해둡니다. A 치과 의사쌤은 교정 전, 먼저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진단 비용만 무려 20여 만원, 그래도 어짜피 교정은 할 것이니 한 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 의사쌤은 저의 해골이 찍힌 사진을 내밀며 매복 사랑니를 발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야 치아가 들어갈 공간이 생긴다면서요. 아래 사진은 무슨 짐승의 치아가 아닌 제 치아입니다.
“
보이시죠?
사랑니 2개가 상악(위턱)에 깊이 매복되 있어요.
발치 후 상악동 천공(구멍)이 생길 수 있긴한데,
확률은 10%니까 걱정 않하셔도 되요~
"
- A 치과 의사 쌤
당연히 90%의 확률을 믿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치료를 포기하면 진단 비용까지 날리는 셈이니까요.
매복 사랑니 발치의 공포와 긴장, 드릴과 칼날, 뼈 부수는 소리를 모두 견디고난 며칠 뒤, 저는 뭔가 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 잇몸에서 가래가 나오지?”
※상악동 천공이란? : 상악동 천공은 아래 사진의 빨간 원 부분을 막고 있는 얇은 막에 구멍이 생긴 것을 말한다. 축농증과 비염에 걸려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이곳은, 본래 적절한 호흡을 위한 압력조절에 쓰이는 부위다. 뚫려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뜻이다.
막혀있어야 할 구멍이 뚫렸다는 것, 한마디로 지옥문이 열렸다는 뜻 입니다. 몸에 칼 댄 것 자체가 염증이기 때문에, 이곳으로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시작합니다. 그날 부터 지독한 치통, 두통, 고열, 시도때도없이 흐르는 코피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의료사고 아니냐고 난리났었죠. 하지만 자료를 찾던 도중 저는 다음의 논문을 발견했습니다. 아래 인용된 부분을 보아도 의사쌤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것입니다.
치성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부비동염은 전체 부비동염의 10%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며, 원인으로는 농양, Schneidarian 막이 파괴되는 치주질환, 부비동내 이물, 발치나 임플란트 수술 도중 발생한 구강상악동루 등이 있다.
(인용 : Clinical Manifestation of Odontogenic Sinusitis : As to Pathophysiology and Management,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부비동염 발생 - 날 치료해 줄 의사 어디없나
2020년 초, 그때 만해도 코로나는 먼나라 이야기였습니다. 38도를 오가는 열에 시달렸던 저는 다음날 보건소가 아닌 치과를 찾아갔습니다.
"
이렇게 뚫리면 보통 몇 달안에 막혀요.
약 잘 드시고, 코 풀지 마시고...
일단 소독은 해드릴게요.
"
우려와 달리 해법은 간단했습니다. 처방약 제때 먹고, 구멍이 잘 막히도록 코푸는 행동 등을 하지 않는 것이었죠.
이런 치성 부비동염의 증상은 끊임없이 가래같은 초록색 액체(농)가 잇몸으로 빠져나온다는 것입니다. 안 뱉어내면 구멍에서 굳어요 이것들이. 하지만 뱉어낸 건 차마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편도결석 같은 모습에 냄새는 더 오지고 지립니다.
게다가 코 막히는 것은 물론이고, 기본 치료법이 항생제라서 온 몸에 힘도 사라지게 만듭니다. 하루 빨리 낫고 싶은 마음에 여러 이비인후과를 거쳐 방사선과를 갔습니다. 아래는 그 당시 찍은 CT 사진과 진단서입니다.
모자람없이 농으로 꽉꽉 채운 저 양을 보세요. 참 혜자같죠? 어쨌든 정밀 진단결과 저는 치성 부비동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치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치성 부비동염이라고 부릅니다.
부비동염은 축농증과 같은 말입니다. 결국 축농증 치료처럼 지속적으로 이빈후과에가서 코세척을 하고 약을 먹어야 했죠. 또 어금니 부분 염증까지 동시에 관리했어야 했으니 멘탈이 말이아니었습니다. (1년 연차 그때 다썼음...)
하루 3번 항생제 복용과 소염제 가글 1달 반을 해서야 어느 정도 증상이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오래갔습니다. 수많은 약들에 몸조차 지쳤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무리한 날에는 어김없이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곤 합니다. 아, 이건 저의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때문이었네요! 읽어보실래요?
※ 다음화 예고 :
적금 깨 겨우 치아교정 빌하임,
하루밤 자고나니 '이것' 없어졌다? 네티즌 경악.
이상 생산성 1번지 빌하임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